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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적 대권주자 중 한명인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인터뷰

인터뷰 2편까지 나와 있는데, 몇번 더 인터뷰를 할 것 같다.

출처 : 딴지일보

http://www.ddanzi.com/ddanzi/view.php?bid=sec1&bno=429&start_num=0&bst=&slid=news&postcnt=20&sort=1&chksort=1&adm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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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눈씨 | 2009/11/23 18:25 | 트랙백 | 덧글(0)
영웅전설

 누군가 제게 가장 많이 한 게임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저는 대답하기 곤란할 것입니다. 후보가 너무 많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가장 처음 밤샘 게임을 했던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대답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팔콤의 영웅전설 가가브 트릴로지 시리즈입니다. 그 중에서도 굳이 하나를 고르자면 영웅전설4 주홍물방울을 꼽겠습니다.

 영웅전설4는 우리나라에 1996년도에 출시되었습니다. 당시 우리나라에는 게임잡지가 상당히 많은 가짓수로 발간되고 있었습니다. PC게임의 전성기였던 셈이지요. 동네에 큰 서점에는 코흘리개 꼬마들이 잡지코너에 쭈그리고 앉아서 무언가를 보는 풍경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게임잡지를 보면서 신작 게임에 대한 열망을 보이기도 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의 인기 순위를 확인하면서 자신이 싫어하는(못 해본) 게임이 더 높은 순위에 있다면 신나게 욕을 하기도 했습니다.(이 심리는 아이돌을 대하는 중고등학생의 경우와 유사합니다.) 저도 당시에 서점에 있던 코흘리개 꼬마 중 하나였는데, 제 짧은 인생을 통털어 가장 잡지를 많이 본 시기가 그때가 아닌가 합니다. 각설하고. 영웅전설4는 상당히 오랜 기간 인기 게임 순위차트에 올랐던 게임입니다. 1위도 몇번 했지요. 즉 당시로는 매우 대중적인 게임이었습니다. 저를 비롯하여 제 친구들 대부분은 그 게임을 해봤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인기있는 게임일지라도 한번 클리어하고 지나치는 사람들이 상당수였는데, 저는 영웅전설4에 조금 과도하다 싶을 정도의 집착과 의미부여를 했습니다. 영웅전설4는 당시로서는 혁신적일 정도로 자유도가 높은 게임이었고(동료를 영입하고 헤어지는 것이 임의로 가능), 유저가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오픈시나리오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어서 다시 클리어할 때까지의 과정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그 게임의 배경음악이 매우 훌륭했고(이후 팔콤은 게임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게임 음악 만드는 회사라는 농담이 생김) 등장하는 케릭터들과 이야기가 당시 어린 나이였던 저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왔었습니다.

 서로 다른 신을 믿는 사람들의 분쟁 때문에 동생과 친구를 잃은 주인공이 방황을 하다가, 결국 하나의 주체로서 당당하게 신에게 맞서는 내러티브는 초중학생에게 있어서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게임 중반에 주인공의 조언자로 등장하는 미첼의 말은 게임 전체의 주제를 축약합니다.

 '동생과, 친구를 잃은 당신의 슬픔은 헤아릴 수 없겠죠. 루티스 씨는 적이었을지도 모르고. 그러나, 루티스 씨의 주술을 풀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면, 당신은 진실의 섬으로 가는 게 좋습니다.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으면서 자신의 슬픔에 속박되어 살고 있는 건, 더욱 더 슬픈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나요? 함께 진실의 섬으로 갑시다. 아마도, 진실의 섬에는 잊혀진 신들의 진실의 역사가 있을 겁니다. 그 단면이라도 들여다 볼 수 있다면, 발두스 신과 오크툼 신만이 아니라 더 큰 신의 구조가 보일겁니다. 당신이 휘말려든 분쟁의 원인도 거기에 있을 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그것을 알 수 있으면 커다란 희망이 됩니다. 할 수 있을 지, 없을 지는 별도로 해도 지금 무엇을 하면 좋을 지 알 수 있겠지요.'

 저 긴 대사를 그대로 옮겨적은 것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제게 오타쿠적 성향이 있다면 그 시원은 영웅전설입니다. 저는 영웅전설4를 열 번도 넘게 클리어 했습니다. 그것도 항상 다른 방식으로 클리어 했기 때문에, 게임의 모든 루트와 숨겨진 이벤트와 보물상자 등을 파악하고 있었지요. 한 가지 일을 여러 번 반복해온 사람만이 파악할 수 있는 규칙이나 경향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면에 있어서 저는 누구에게도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에 신종플루 덕택에 집에서 쉬면서, 저는 우연찮게 영웅전설 시리즈를 다시 접하게 되었습니다. 영웅전설 키워드로 검색해서 아멜라스의 영웅전설이라는 사이트를 알게 되었는데, 사이트의 여러 팁과 게시물을 보면서 저는 영웅전설4의 전문가라는 자부심을 일정 부분 수정해야 했습니다. 제가 미처 모르거나, 어렴품핫 경향성만 파악하고 있던 사실들이 일반화된 정보로 돌아다니고 있었던 것이지요. 이것은 조금 과장하자면 마치 수십년간 독학하던 학자가 아카데메이아를 만났을 때의 문화충격과 같았습니다. 게시물의 수가 많은 것은 아니라 저는 팁게시판의 처음부터 글을 읽어봤습니다. 처음에는 누구나 파악할 수 있는 간단한 정보에서 시작했지만, 여러 사람들이 정보에 정보를 덧붙이고 응용을 거듭하면서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해내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정보의 축적은 절대 혼자의 힘으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 가장 많은 정보를 파악하고 있는 사람일지라도 모르는 분야는 있었고, 그 사람이 모르는 분야에 대한 전문가가 존재습니다. 그렇게 정보의 정보가 연계되어 조그만 정보들이 마침내 커다란 지식의 울타리를 형성하게 된 것이지요. 그리고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유저들은 큰 노력을 하지 않아도 그 지식들의 수혜를 받게 됩니다. 옛 향수를 떠올리며 우연찮게 시작한 웹서핑을 통해 커뮤니티의 기능과 장점을 접하게 된 것이지요. 제 아무리 개인주의가 만연한 사회라고 하지만, 같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커뮤니티는 긍적적인 면을 많이 보여줍니다.

 대학교는 어떨까요? 요즘의 대학이란 커뮤니티는 국적이나 부모님처럼 선택이 불가능한 집단입니다. 아멜라스의 영웅전설 사이트는 영웅전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의 대학은 고작 수능 점수라는 변별력을 가지고 누구나 거쳐야하는 필수코스입니다. 순천향 의대 학생들이 순천향 대 학생들에게 가지는 우월감이 수긍이 가기도 합니다. 자신의 커뮤니티에 대하여 자부심을 가질 만한 것이 그것밖에 없다는 것이니까요. 저는 자신의 대학에 대하여 어떠한 자부심도 없는 학생들이 대다수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수능 문제 몇개 더 맞고 틀리고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대학교에 대하여 애교심을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대학 교육이 제대로 될 리가 없습니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어쩌다가 여기까지 온 주체들입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갑자기 학문을 하라니 웃기는 일 아닙니까? 사람들은 루저녀를 욕하지만, 저는 그녀만큼 의욕적으로 대학 생활을 하는 사람을 별로 본 적이 없습니다. 그녀는 명확한 목적 의식이 있었고, 그 목적을 달성해가며 행복감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그 사람을 욕하는 데 열을 올리는 사람들은 할 일이 없는 대학생들일 것입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은 다른 데에 눈을 돌릴 여유가 별로 없으니까요.

 세계화 시대라고 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한국은 폐쇄적으로 되어갑니다. 인생의 선택지가 별로 없습니다. 먹고 살기 위해선 자존심을 팔아야 합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못 찾은 청년 실업자는 점점 늘어가고 있습니다. 결국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을 삽니다. 한국은 커뮤니티의 부정적인 면을 많이 보여줍니다. 행복해지려면 커뮤니티를 탈퇴하던가, 커뮤니티를 긍정적으로 만들어보려 노력해야지요. 앞서 적어놨던 미첼의 대사가 의미를 갖는 지점입니다.

# by 눈씨 | 2009/11/22 13:06 | Text 감상 & 기록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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